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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채시기 2024. 5. 16. 00:16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책소개

작가: 조예은     출판사: 안전가옥    발행일: 2023.01.25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조예은 작가의 단편집이다.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의 첫 책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에서 탄탄한 구성의 호러 스릴러를 선보였던 작가의 연출력은 단편집에서 더욱 다양한 색채로 빛을 발한다. 미묘하지만 분명한 폭력을 감내해 왔던 여성 빌런의 탄생을 그린 〈초대〉, 물귀신과 숲귀신 사이의 사랑스러운 이끌림을 담은 〈습지의 사랑〉, 블랙 유머를 통해 가부장제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오컬트 좀비물 〈칵테일, 러브, 좀비〉,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등 네 작품을 수록하였다.

 

*교보문구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느낀점

 총 4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초대>는 목에 가시가 걸린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남에게 보이지 않는 가시, 하지만 가시는 점점 주인공의 목을 죄어온다. 이 가시는 바로 실제 목에 걸린 가시는 아니지만, 우리 일상에서 겪는 은연한 폭력의 순간들을 가시가 걸리 듯한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럼 여기서 말한 은연한 폭력의 순간은 과연 무엇일까?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하는 순간, 옷이 마음에 든다는 핑계로 나의 취향을 무시당하는 순간. 즉,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을 강조하거나, 상대방의 강요에 본인의 모습을 잃어가는 순간을 나타내고 있다. 주인공 목에 걸린 가시는 어쩌면 신호를 주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을 가시로 표현한 게 독특하고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 <습지의 사랑>은 물과 숲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단편집에서 가장 따뜻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물과 숲의 사랑을 가로막은 자들이 나온다. 이들은 바로 '부동산 개발업자' 들이었다. 자신들의 이익 만들을 위해 환경을 무분별하게 파괴하려는 것이다. 이들은 물과 숲의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꾼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과 숲은 마음을 키워가는 눅눅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칵테일, 러브, 좀비>는 아버지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야기다. 이 작품은 가부장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버지는 어쩌다 좀비가 되었을까? 원인은 바로 국밥집에서 준 뱀술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았고, 일주일에 절반은 취해서 들어오는 사람이었다. 집의 유일한 소득자가 사라졌으니 두 모녀는 이제 살아갈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네 번째,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처음에 제목을 읽었을 때는 무슨 내용인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하지만 다 읽고 보니 이야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 실려있는 4편의 단편작 중에 가장 재밌고, 강렬했다고 자부한다. 타임패러독스 장르물이다. 두 주인공에게 각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3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최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마무리

★★★

 

'눅눅하면서도 바삭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