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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밝은 밤 - 최은영

채시기 2024. 2. 22. 03:30

밝은 밤

 

 

책소개

작가: 최은영    출판사: 문학동네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더 큰 슬픔의 힘” _오정희(소설가)

백 년의 시간을 감싸안으며 이어지는 사랑과 숨의 기록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첫 장편소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문화계 프로가 뽑은 차세대 주목할 작가’(동아일보) ‘2016, 2018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교보문고 주관) ‘독자들이 뽑은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예스24) 등 차세대 한국소설을 이끌 작가를 논할 때면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선명히 떠오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최은영 작가는 2019년, 예정돼 있던 소설 작업을 중단한 채 한차례 숨을 고르며 멈춰 선다. 의욕적으로 소설 작업에 매진하던 작가가 가져야 했던 그 공백은 “다시 쓰는 사람의 세계로 초대받”(‘작가의 말’에서)기까지 보낸 시간이자 소설 속 인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밝은 밤』은 그런 작가가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로,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작가의 특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출간된 2016년의 한 인터뷰에서 장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엄마나 할머니, 아주 옛날에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던바,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은은하며 강인한 존재감으로 서서히 주위를 밝게 감싸는 최은영의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도착했다.

 

*교보문구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느낀점

 이 이야기는 가상의 도시 '희령'에서 시작된다. 너무 방대한 일들을 품고 있어 어떻게 물어나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주인공 '지연'은 희령에 있는 연구소에 지원하게 되면서, 희령에 사는 자신의 할머니와 마주치게 된다. 지연이의 엄마, 할머니, 증조할머니부터의 이야기를 듣을 수 있다. 그 당시에 여자라서 받아야 했던 경시와 멸시. 이들의 이야기는 한 번쯤 직접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지연의 엄마 '미선'은 지연이에게 계속 참으라고 요구한다. 참으면 두 대 맞을 거 한 번 덜 맞는다고. 하지만 계속 참으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그 상처는 곪아서 터지게 될 것이다. 지연과 미선은 참다가 결국 가장 화를 내어서 안 될 상대에게 터뜨리고 만다. 바로 서로에게. 왜 너희들을 참게 만든 이 세상에게 분노하지 않고 서로에게 더 깊은 상처만 주고 있는지, 내가 다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어떤 세상까지 참아야 할까?

 

 지연의 할머니 '영옥'도 미선과 마찬가지로 사이가 좋지 않다. 소식조차 주고 받지 않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린 것이다. 왜 자꾸만 이 모녀들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치료해주려 하지 않는다. 그냥 건들고 싶지 않는 일인지,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처럼 흘려버린다. 조금만 더 대화를 나누어서 화해할 생각은 없는건가. 빨리 대화를 나누었더라면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힘으로 해결했을지도 모른다. 흘러간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인연을 쉽게 놓치고 있는 것만 같다. 한 발자국만 더 다가가면 흘려보낸 시간이 그들과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을 바뀔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

 

'시간에 모든 걸 맡기지 말자. 시간은 그저 우리의 감정을 흐리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