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덩

[문학] 하얼빈 - 김훈

채시기 2024. 2. 20. 01:38

하얼빈

 

 

 

책소개

작가: 김훈    출판사: 문학동네

 

『칼의 노래』를 넘어서는 깊이와 감동
김훈이 반드시 써내야만 했던 일생의 과업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작가들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소설가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이 출간되었다. 『하얼빈』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인생 과업으로 삼아왔던 특별한 작품이다. 작가는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짧고 강렬했던 생애를 소설로 쓰려는 구상을 품고 있었고, 안중근의 움직임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글로 감당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인간 안중근’을 깊이 이해해나갔다. 그리고 2022년 여름, 치열하고 절박한 집필 끝에 드디어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하얼빈』에서는 단순하게 요약되기 쉬운 실존 인물의 삶을 역사적 기록보다도 철저한 상상으로 탄탄하게 재구성하는 김훈의 글쓰기 방식이 빛을 발한다. 이러한 서사는 자연스럽게 김훈의 대표작 『칼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는데, 『칼의 노래』가 명장으로서 이룩한 업적에 가려졌던 이순신의 요동하는 내면을 묘사했다면 『하얼빈』은 안중근에게 드리워져 있던 영웅의 그늘을 걷어내고 그의 가장 뜨겁고 혼란스러웠을 시간을 현재에 되살려놓는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운명을 마주한 미약한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는 김훈의 시선은 『하얼빈』에서 더욱 깊이 있고 오묘한 장면들을 직조해낸다. 소설 안에서 이토 히로부미로 상징되는 제국주의의 물결과 안중근으로 상징되는 청년기의 순수한 열정이 부딪치고, 살인이라는 중죄에 임하는 한 인간의 대의와 윤리가 부딪치며, 안중근이 천주교인으로서 지닌 신앙심과 속세의 인간으로서 지닌 증오심이 부딪친다. 이토록 다양한 층위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인 갈등을 날렵하게 다뤄내며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시야의 차원을 높이는 이 작품은 김훈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소개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느낀점

 마치 하나의 영화를 다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있던 사람 같았으며, 영화보다 더 한 감정을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님이 얼마나 공들여 이 책을 썼을지 감히 짐작 가지 않았다.

 

 제목을 보고 예상할 수 있듯이 책 내용은 하얼빈에서 일어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총으로 저격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일본의 시점과 우리나라의 시점을 번갈아 가며 내용을 전개한다. 나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이토 히로부미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님이 현실적으로 써서 그런지 무엇보다 그들의 생각이 매우 역겹게 느껴져서 불편했다. 무엇보다 일본이 조선을 통해 다른 나라까지 지배하려는 포부가 너무나도 싫었다.

 

 그리고 김아려라는 사람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김아려는 안중근 의사의 아내이다. 이른 나이에 시집을 와, 남편과 계속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한 여인의 운명이 가여웠다. 특히 아이 셋을 이끌고 하얼빈에 도착하여 들은 남편의 소식은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고 해도 충격이 컸을 것이다. 무엇보다 하얼빈에서 아이 셋을 키워내야 하는 부담감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런 김아려의 고통을 책으로나마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일본 심문관이 안중근 의사를 심문하는 장면이다. 그의 답은 딱딱하기에 그지 없지만, 짧은 답변 속에 함축되어 있음 느낄 수 있다. 심문관이 가족사진을 보여주는데, 그제야 안중근 의사는 셋째 아이의 얼굴을 처음으로 보게 된다. 심지어 이것이 안중근 의사에게는 처음이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멋지기도 하면서 동시에 안타까웠다.

 

 이런 게 영웅의 뒷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이 되었다. 아이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안중근 의사를 이렇게 만든 시대가 미울 뿐이다. 

 

 

 

마무리

★ ★ ★ ★ ★

 

'잊지 못할, 아니 잊어서는 안 될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