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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어둠 속 촛불이면 좋으려만 - 장석주

채시기 2024. 7. 16. 01:50

어둠 속 촛불이면 좋으려만 - 장석주

 

 

 

 

책소개

작가: 장석주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발행일: 2024.03.08

 

장석주 시인의 넓고 깊은 인생의 문장들
“나는 문장들을 오래 씹고 목구멍으로 삼킨다”

우리가 읽는 책은 문장들로 이루어진다. 그 문장들은 저마다 느낌과 사유로 꽉 찬 고갱이들이다. 좋은 문장은 표현의 독창성, 함축성, 의미의 함량, 문장 형식의 간결함, 심장 박동 같은 리듬감뿐만 아니라 세상의 새로운 발견과 발명, 혁신의 계기를 품어야 한다. 이 좋은 문장들을 책을 읽는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살과 피로 만들어야 한다. 그 문장들에는 앎과 지혜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통찰하는 깊은 생각과 가치가 담겨 있다. 그래서 좋은 문장들은 죽비처럼 읽는 사람을 깨운다.
장석주 시인은 책을 읽을 때 불안에서 해방되면서 자신과 세계가 하나로 결합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책이 자신을 빨아들이는 그 찰나를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급기야 자신은 책에게 삼킴을 당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시인은 책에게 살과 피와 시간을 바쳤다. 교실, 카페, 화장실, 기차 안, 비행기 안, 풀밭, 무덤가, 바닷가, 휴양지, 영안실, 도서관, 여관, 여행지 같은 세상의 모든 장소에서 새벽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다. 그 속에서 시인은 순수한 몰입과 기쁨을 느꼈다.
장석주 시인은 좋은 문장을 만나면 감탄하고 부러워하고 즐거워한다. 시인이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독창적인 문장,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심오한 문장, 세상의 구태의연함을 무찌르는 문장, 자신을 전율하게 만든 문장, 심신을 고요로 물들이는 문장이다. 시인은 이 문장들에 반한다고 말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씨앗이 발아해서 땅거죽을 밀고 나오는 새싹 같이 우연히 망각의 덮개를 뚫고 나오는 문장들을 사랑한다. 문장들은 피의 분출이고 체험이며, 누군가의 기억과 마음에 일던 파동을 전한다.
장석주 시인의 『어둠 속 촛불이면 좋으련만』은 66편의 문장을 소개한다. 이 책은 시인의 망각에서 꺼낸 문장들, 권태와 느른함에 빠져 있던 심장에 화살처럼 박힌 문장들, 두개골을 빠갤 듯 울림이 컸던 문장들을 모았다. 이 문장들은 생의 경이와 기쁨을 맛보게 해 준 문장들이다. 이 문장들이 내면 형질을 바꾸고, 비루함의 바닥에서 시인을 끄집어냈다. 그러면서 누군가 발견해 주기를 바라는 문장이나 탄성을 지를 만큼 아름다운 문장들이 오롯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세상의 문장들에 바치는 오마주라고 말한다. 장석주 시인은 오늘도 문장들을 오래 씹고 목구멍으로 삼킨다.

 

*교보문구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느낀점

 책에는 총 66개의 문장이 소개되어 있다. 이 중에서 내가 아는 문장들도 있고, 모르는 문장들도 많았다. 특히 새롭게 알게 된 문장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생각을 공감할 순 없었지만 누군가와 책 한 권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은 문장들이 있다.

 

내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전부다

                                                                                                                                   

                                                                                                                    -기형도, 오래된 서적

 

 

내 영혼이 검은색이라면 조금 더 짙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보이는 칠흑 같은 검은 페이지이길. 그러면 나의 페이제에는 점 하나면 찍혀도 빛날 텐데. 별이 빛나는 밤처럼.

 

 

시간은 장소마다 다르게 흐른다

 

                                                                                                                        -카를로 로벨리,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정말 공감되는 문장이다. 내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마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다. 어쩔 때는 흐르는 속도의 차이도 느껴지는 듯하다. 집에서 쉬는 시간은 좀 잡을 수 없이 빠르게 흐르는데, 학교나 회사에서는 좀처럼 흐르지 않는 것이 시간이다. 왜 이렇게 느껴지는 걸까? 장소에 따른 호감도 차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장소를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향은 우리에게 빵과 포도주를 준다

                                                                                                                        

                                                                                                                        -이푸투만, 공간과 장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떠나온 사람만 느낄 수 있다. 왜 이렇게 고향은 그리운 곳일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추억과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면 알 수 없는 몽글몽글한 느낌이 피어오른다. 직접 고향으로 돌아가 내가 자주 다녔던 길을 걸을 때의 미묘한 기분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고향, 누군가에겐 너무나 가깝고도 먼 곳이다. 

 

 

 

 

 

 

 

마무리

 

'한 문장에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