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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녹슨달 - 하지은

채시기 2024. 3. 1. 17:37

녹슨달 - 하지은
녹슨달 - 하지은

 

 

 

*본 글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책소개

작가: 하지은     출판사: 달다    발행일: 2023.02.28

 

“괴로움이 나를 끝내기 전에
내가 먼저 괴로움을 끝내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화가였던 아버지의 자살 이후 화가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 소년, 파도 조르디.
그는 그럼에도 틈틈이 흙 위에 그림을 그리다 결국 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뛰어난 동료 화가들에 대한 동경과 질시, 비정한 현실 속에서 어긋나버린 마음들.
괴로움이 가득한 세상을 걸어가면서 그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하지은의 대표작 『녹슨달』 개정판 출간!
시세로의 이야기를 담은 외전 수록!

『얼음나무 숲』,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등 인기 환상 소설을 써온 하지은 작가의 『녹슨달』이 개정 출간되었다. 파도 조르디라는 한 천재 화가의 삶을 담은 이 소설은 2010년 출간되었을 당시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성과 탁월한 심리 묘사, 아름다운 문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개정판에는 문장을 다시 다듬어 작품의 완성도를 더 높였으며, 본편에서 언급되었던 시세로와 레오나드의 과거 이야기를 담은 외전 「그의 얼굴은 그녀의 얼굴 뒤에 있다」가 실렸다. 독자들은 이번 개정판을 통해서 파도와 다른 화가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교보문구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느낀점

  최근에 읽었던 소설 중 가장 밀도 있게 읽었던 책이다. 이야기는 가상의 인물 '파도 조르디' 라는 화가의 삶을 담고 있다. 화가가 겪을 수 있는 시련과 고통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어쩌면 녹슬어버린 걸지도 모르는 파도의 삶은 대단하면서도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는 약혼자가 있는 귀족 아가씨인 사라사를 사랑하고, 같은 공방에 다니는 시세로를 미워하고, 레오나드를 존경하기도 했다. 

 

 파도의 그림은 천재적이었다, 그가 두 팔을 잃기 전까지는. 나는 책을 읽을 때 단순하게 읽는 편이다. 주인공이 슬퍼하면 나도 슬퍼하고, 주인공이 어떤 인물을 사랑하면 나도 그 인물을 사랑했다. 이렇게 파도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읽으니 파도가 얼마나 불안정한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다. 예술가란 원래 다 이런 것일까? 자신의 능력을 조금씩 의심하면서도 파도는 겸손을 몰랐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답을 알고 있음에도. 마치 방황하는 이정표처럼.

 

 이 이야기는 파도의 인생뿐만 아니라 파도와 다른 인물과의 관계도 집중해서 살펴봐야 한다. 특히 시세로를 빼놓을 수 없다. 파도는 시세로란 사람을 미워하면서도 그의 그림을 가장 사랑했다. 아마 사라사보다 더 사랑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세로의 이야기는 책의 외전에 나오는데 개정판에만 수록되어 있으니, 꼭 개정판으로 읽어보길 추천한다. 외전까지 읽어야 시세로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레오나드, 그는 그려서는 안 될 존재를 감히 그렸고 이에 대한 잔혹한 벌을 받았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가장 금기시 되는 '신'을 그린 것이다. 레오나드는 자신의 그림 실력에 취해 있었다. 왜 신을 그려서는 안 될까?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 신을 형상화하는 것을 금지하였을까? 인간은 감히 신을 표현할 수 없다는 이유가 아니였을까. 

 

 

 

 

 

 

마무리

 

'누구나 급할 때 찾는 신이 하나쯤은 있지 않나'